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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암 소재우] 노인의 오형 오락(五刑五樂) 관념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1/06/07 [10:00]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송암 소재우 본지논설위원  © 함양신문

오늘날 코로나의 전염병은 노인들에게는 큰 걱정거리다. 장수시대를 맞아 노인인구가 늘어나니 늙은이들이 홀대받는 것은 물론 자신의 생계마저 위협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 사회 문제가 되고 있는 때이다. 젊어서는 자식들 키우고 가르치느라 노년의 대책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효(孝) 사상에 의해 자식들이 돌봐 주리라 하는 막연한 생각으로 살아왔다. 그러나 현실은 옛날과 달라 대부분의 노인들이 장수하는 만큼 상응한 일자리나 수입이 없어 공원이나 경로당이나 노모당에서 소일하면서 황혼기를 무료하게 보내고 있다. 지금은 코로나로 모임마저 못하니 홀로지내는 경우가 많다.

 
 옛날에도 노인에 대한 육체적 정신적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조선 중엽 심노숭의 ‘자서실기(自書實記)’책이 나와서 당시의 서민 생활 중 노인의 처신에 대한 글이 있어 살펴보았다.

 
 노인을 다섯 가지 형벌과 다섯 가지 즐거움을 비교한 오형오락五刑五樂)의 상반된 글이다. 승지 여선덕(呂善德)이 사람이 늙으면 어쩔 수 없이 하늘로부터 다섯 가지 형벌을 받게 된다는 말을 했다. 즉 보이는 것이 흐릿하니 목형(目刑)이요,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치형(齒刑)이요, 다리에 걸어 갈 힘이 없으니 각형(脚刑)이요. 들어도 잘 들리지 않으니 이형(耳刑)이요, 그리고 또 여색을 모르니 궁형(宮刑)이라 했다.

 
 설명하면 눈은 흐려 책을 못 읽고, 이는 빠져 잇몸으로 흐물흐물 거린다. 걸을 힘이 없어 집에만 있고, 귀는 안 들려 딴 소리만 한다. 마지막에는 여색을 보고도 아무 일렁임이 없다는 뜻의 오형(五刑)을 말했다.

 
 이 말을 듣고 심노숭(沈魯崇)이 즉시 반격에 나섰다 이른바 노인의 다섯 가지 즐거움을 말했다. 보이는 것이 또렷하지 않으니 눈을 감고 정신수양을 할 수 있고, 단단한 것을 씹을 힘이 없으니 연한 것을 씹어 위를 편안하게 할 수 있고, 다리에 힘이 없으니 편안히 앉아 힘을 아낄 수 있고, 나쁜 소문을 듣지 않아 마음이 절로 고요하고, 반드시 죽임을 당할 성적(性的)행동에서 저절로 멀어지니 목숨을 오래 이어 갈 수 있다. 이것이 다섯 가지 즐거움인 오락(五樂)이라 했다.

 
 생각 한번 바꾸니 그 많든 내 몸의 불행과 좌절이 더없는 행운과 기쁨으로 변한다는 것을 설하였다. 눈을 감아 정신을 기르고, 가벼운 식사로 위장을 편안케 하고, 힘을 아껴 고요히 앉아 있고 귀에는 허튼 소리를 듣지 않으며 정욕을 거두어 장수의 기틀을 마련하니 편안하여 기쁘다. 이 오락을 무시한 과욕을 조심해야 한다.

 
 우선 멀쩡한 육신을 믿고 다섯 가지 형벌의 처지를 되돌리려 드는 사람이 너무 많다. 덮어 놓고 큰소리치고 이가 안 좋은데 고기만 찾으며, 건강을 과신해 위험한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쓸데없는 세상일에 정신을 소모하고 늙어서 색을 밝히다 패가망신도 한다. 작은 일에도 낙심천만해서 세상을 원망하고 자식을 탓한다. 이것이 괴롭고 슬픈 것이다.

 
 사람은 행복해서 기쁠 때나 불행해서 슬플 때는 눈물이 나는 것은 마음의 표현이라 한다. 그러나 눈물은 빨리 마르는데 이는 다 털어 냈으니 다시 본 마음으로 돌아가라는 신호이란다.

 
 부처님도 슬픔은 모든 중생을 구제하기 위한 자비의 비원(悲願)이며 기쁨이란 깨달음의 경지를 뜻하는 것이니 사람들은 세속의 희비(喜悲)에 너무 연연해서는 안 된다 했다. 영원한 즐거움은 열반의 성취이며 영원한 슬픔은 ‘중생의 병’에 있음을 알아야 한다 했다. 황혼기 노인은 오락을 알고 수행(修行)하여 중생의 병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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