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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걸리Ⅰ
청암 정일상 시인.수필가 본지 논설위원
 
함양신문 기사입력  2016/12/12 [10:43]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 함양신문     청암     정일상 시인.수필가 본지 논설위원

 

 

 

 

 

막걸리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술이다. 막걸리라는 이름과 술 자체는 우리나라에만 전래되는 술로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겨레의 국주(國酒)로서의 확실한 맥을 이어오고 있다. 그리고 온 겨레가 부어 온 사랑도 단연 으뜸이거니와 술 하면 으레 막걸리를 떠 올릴 정도로 겨레의 애정과 정서가 담긴 술이기도 하다.

오늘도 공직에 함께 근무했던 선후배가 연락사무실에서 바둑을 둔 후 저녁모임이 이어져 안주를 곁들여 거나하게 막걸리를 마시고 왔다. 벌써 오래전부터 나는 술자리에선 언제나 막걸리를 마신다. 요즘은 막걸리도 진화를 거듭해 연한 술을 좋아하는 술꾼들의 기호에 맞게 온갖 술을 빚어 내 놓고 있다. 따라서 막걸리의 종류도 다양하고 맛도 다양하지만 과일을 섞어 빚은 술로 색깔자체부터 눈길을 끌게 막걸리 술을 빚어 진열해 놓고 팔고 있다.

하여간 막걸리는 우리나라의 전통주일 뿐 아니라 국주로써 자리매김 해 왔다. 언제부터 이 막걸리를 빚어 마셨는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아마도 삼국시대 이전 벼농사를 짓기 시작한 시기에 빚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왜 그렇게 추정하느냐하면 막걸리의 주원료인 곡식 즉, 멥쌀, 찹쌀, 보리쌀, , , 옥수수를 주원료로 하기 때문이다. 이 주원료들이 우리나라에서 재배되는 것과 함께 막걸리 양조법이 생겨난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삼국유사에는 좋은 술을 뜻하는 미온(美醞), 지주(旨酒) 등의 말이 나오고 막걸리와 단술을 뜻하는 것으로 보이는 요례(醪醴)라는 말이 나오는 것으로 미루어 삼국시대에 이미 탁주와 같은 술을 만들었음을 알 수 있다. 고려도경-高麗圖經에서는 일반적으로 고려 사람들은 술을 즐긴다. 그러나 서민들은 양온서(良醞署)에서 빚은 좋은 술은 얻기 어려워서 맛이 달고 빛깔이 진한 것을 마신다.” 고 기록하고 있다. 이것이 곧 막걸리 였다.

그리고 동문선-東文選에는 탁주로 짐작되는 글이 여러 곳에서 발견되고 있는데 예를 들면 김극기(金克己)가 기록을 남기기를탄헌촌에서 쉴 때 두 노인이 술을 들고 찾아와 라 했는데 이곳에서도 탁주란 말이 나온다. 그리고 다른 사람의 글에서도 박주(薄酒)란 글이 있고 이 뜻 또한 모두 막걸리를 이른 말이다. 이규보(李奎報)도 자신이 가난할 때는 백주(白酒)를 마셨다고 했다. 이상과 같은 기록으로 보아 탁주는 고려시대부터 서민 위주의 술로 전통이 확립되었음을 알 수 있다. 그 이후 조선시대는 물론이거니와 현대에서도 막걸리는 서민의 술이요 국민의 술이 돼 있음을 알 수 있다.

막걸리란 말에서 마구“, ”함부로또는 조잡하다는 뜻을 지니고 있고, ”걸이, 걸리거르다는 뜻이다. 즉 이 말들을 생겨보면 막걸리란 조잡하게 거른 술을 뜻하는 것이다.

막걸리의 이름도 다양하다. 대표적인 나라의 술이라 하여 국주(國酒), 집에서 담근다고 해서 가주(家酒), 농사일을 할 때 없어서는 안 되는 농주(農酒)라 했으며, 잔치 집에서는 백주(白酒)라 했고, 지방인 제주지역에서는 막걸리를 모주(母酒)라 불린다. 그리고 세종실록에선 사주(事酒)라 기록해 뒀는데 이 역시 막걸리를 뜻한다. 그리고 시인 조지훈(趙芝薰)은 막걸리를 삼도주(三道酒)라 불렀는데 그 까닭은 그가 다음과 같이 설명을 곁들여 설명하기도 했다.

나는 항상 삼도주를 마신다. 삼도주란 이름은 어디에서 왔는가. 중니(仲尼)선생이 애써 가꾸신 쌀과 노담옹(老聃翁)이 손수 만드신 누룩과 실달다상인(悉達多上人)이 길어 오신 샘물로 빚는 까닭이다.’ 라고 나무사바사(南無沙婆詞)란 글에 써 놓았다.

막걸리에 얽힌 일화도 상당히 많은데 그 중 역사에 남은 "철종과 이문안 막걸리"이야기가 기록으로 전해오고 있다. 철종은 19세가 되기까지 강화에서 살고 있을 때 술이라곤 막걸리만 마셨는데 임금이 된 후 산해진미(山海珍味)가 가득하고 내소주방(內燒廚房)에 좋은 술이 무수하였으나 강화에서 마시던 막걸리와 우거지 국을 잊지 못해 막걸리를 늘 찾아 마셨으며, 이 막걸리를 제공한 이문안 도가(都家)의 막걸리 또한 장안의 명물이 되기도 했던 일화는 참으로 막걸리 주당(酒黨)들에게 흥미로운 이야기로 술을 마실 때 자주 입에 오르내리기도 한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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