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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국유림관리소장 이정원] 산불이 보내는 경고, 한순간의 실수 더 이상 반복하지 말자

함양신문 | 기사입력 2026/03/09 [10:02]

[함양국유림관리소장 이정원] 산불이 보내는 경고, 한순간의 실수 더 이상 반복하지 말자

함양신문 | 입력 : 2026/03/09 [10:02]

  지리산에서 덕유산, 가야산으로 굽이쳐 이어지는 서북·서부경남의 장엄한 산맥은 대한민국 남부 생태계의 핵심 축이다. 현장에서 산림을 보호하고 관리하는 최일선 국유림 관리 기관의 책임자로서, 해마다 건조한 봄철이 다가오면 숲을 바라보는 마음 한편에 깊은 긴장감이 자리 잡는다. 산불은 이유와 대상을 따지지 않고, 수십 년 가꿔온 우리의 모든 것을 한순간에 앗아가기 때문이다. 

 

최근 10년(’16∼’25)간의 산불 발생 통계는 우리에게 뼈아픈 경고를 보내고 있다. 전국적으로 연평균 525건의 산불이 발생해 약 14,471ha(여의도 면적의 50배)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특히 산세가 험준하고 봄철 강한 푄현상의 영향을 받는 경남 지역에서는 10년 평균 51건, 568ha의 산불이 발생했으며, 이 중 서북 및 서부경남 지역에서만 전체의 약 60%인 29건이 집중적으로 발생했다. 

 

 계절별로는 봄철(3~5월) 발생 비율이 65%에 달해, 다가오는 이 시기의 상황이 얼마나 엄중한지 여실히 보여준다. 산불 통계가 우리에게 시사하는 가장 중요한 진실은 그 '원인'에 있다. 자연 발화가 잦은 외국과 달리, 우리 지역 산불 원인의 절대다수는 '사람의 부주의'다. 

 

  경남 지역의 최근 5년간 산불발생 현황을 살펴보면 입산자 실화가 전체의 33%로 가장 높았고, 농산촌 비중이 높은 서부경남의 특성상 봄철 영농 준비를 위한 영농부산물 및 쓰레기 소각 등 부주의에 의한 실화가 27%로 그 뒤를 이었다. 무려 60% 이상의 산불이 우리의 작은 부주의와 관행적인 소각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산림청은 올해 '2026년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대응에 나섰다. 우리 국유림관리소 역시 이러한 기조에 발맞춰 서부경남 일대의 산불 예방망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드론과 무인 감시카메라를 활용해 입체적인 감시 체계를 가동 중이며, 함양에 신설된 '국립 남부권 산불방지센터' 및 지자체와 긴밀히 공조하여 산불 발생 시 '30분 내 초동 진화'를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하지만 최첨단 장비와 진화 인력을 갖추었다고 해도, 가장 확실한 대책은 애초에 불씨가 생기지 않도록 하는 '예방'이다. 통계가 증명하듯 입산자의 화기 소지 금지와 소각 행위 원천 차단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 우리 기관은 지자체와 협력하여 농번기 이전 영농부산물 수거 및 파쇄 지원 사업을 적극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농가에서는 관행적인 소각을 즉시 멈추고 무상 파쇄 지원을 적극 활용해 주시길 바란다. 더불어, 실수일지라도 산불을 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며, 산림 인접지(100m 이내)에서 불을 피우거나 불을 가지고 들어가면 200만 원 이하 과태료 등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을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숲은 누구 하나의 소유가 아닌, 우리 모두가 누려야 할 생명과 휴식의 공간이다. 한순간의 실수로 잿더미가 되는 비극을 우리는 더 이상 반복해서는 안 된다. 이번 주도 함양에서 큰 산불이 발생하여 60시간의 힘든 사투를 벌였다.

 

숲과 맞닿은 삶의 터전에서는 단 한 줌의 연기도 피워 올리지 않는 성숙한 시민 의식이 필요하다. 우리의 작은 주의와 실천이 모일 때, 서부경남의 든든한 숲은 영원히 푸른 숨결을 내뿜으며 우리 곁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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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기운 가득한 지리산 칠선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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