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 모두 다 같을 수는 없다. 방법도 생각도 다르다. 그래서 경쟁을 하면서 살아간다.
인간의 삶에는 선과 악, 빛과 어둠, 양지와 음지가 있다. 양면성 속에서 인간의 행동은 모든 사건을 연속시키면서 수레바퀴와 같이 돌고 도는 것이다.`
사람들은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선택할 수도 있고,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모험의 길을 선택할 수도 있다. 인간이 일평생을 살면서 양지와 음지를 교차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음지나 양지에서 한평생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이것을 ‘사람 팔자’라고 하는 것 같다.
사람 팔자 동전 양면과 같은 것이다. 동전을 땅에 던지면 어느 한쪽은 하늘을 보고, 반대쪽은 바닥을 짚게 된다. 그러나 다시 던지면 다를 수도 있다. 순간의 선택에 따라 달라지기 마련이다. 사람 팔자 역시 순간의 선택이 일생을 좌우하는 것 같다.
사람이 살아가는 양지와 음지는 여러 가지의 구분이 있게 마련인데 자연·환경적 생활로 여름에는 음지를, 겨울에는 양지를 선택하게 마련이다.
5·60년 전 지게 지고 농사일할 때에 겨울에는 양지바른 곳으로 나무를 하러 다녔고, 여름에는 음지쪽으로 풀을 베러 다녔다. 음지라고 해서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음지와 양지는 역할이 각각 따로 있다. 양지쪽에서 채취한 나무는 화력이 좋고, 음지쪽의 풀은 부드러워 질 높은 퇴비 효능을 가지고 있다.
음지, 양지를 자유로이 선택할 수도 있지만 불가항력적 강제 선택도 있다. 팔자가 사나우면 햇빛 없는 음지의 터널에서 평생을 엎드려 사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팔자 좋아 선대의 유산으로 호의호식하면서 온갖 오만의 연출을 하면서 기세등등하게 살기도 한다. 양지와 음지, 동전 앞뒷면이다.
인간 삶을 지켜보면 양지에 살지만 부끄럽게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음지에서 살아도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권력, 금력, 명예 모두를 다 가져도 부끄러움 없이 관리해야 주변과 후세의 역사에 인정과 존경을 받게 된다. 더 큰 권력과 명예와 치부에만 매달리다 보면 공정과 정도, 법치를 상실하게 된다. 평범한 시민은 법을 모르고 사회공동체를 위하여 열심히 살아가지만 그래도 법을 위반하지 않는다.
국가와 민족 그리고 역사를 위하여 그늘진 곳을 선택했으면 초심의 마음으로 살아가야 한다. 한국적 민주주의를 외치며 유신 공화국을 탄생시켰지만 민심보다는 권력이 권력 보호에 국력을 소비하였고, 전두환의 신군부 역시 정의 사회를 빌미로 정치, 경제, 사회, 언론 등 일관된 탄압정치로 국민의 소리를 외면했다. 그 결과는 ‘권불십년(權不十年)’이라고 유신도, 신군부도 10년을 넘기지 못했다.
군사정부 시절과 유신 공화국 신군부의 독재체제와 뜻이 다르다 하여 암흑의 음지로 내몰아쳐 세찬 파도의 비바람 맞으며 생존에 투쟁해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명예 회복과 함께 민심이 따르는 양지의 사람들이 되기도 했다.
사람은 누구나가 역사의 한복판에 서 있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것은 아닙니다. 이렇게 해야 합니다.”라고 외치는 군중의 일원으로 목소리를 내야 할 경우가 한두 차례씩 있게 마련이다. 그것이 뉴스의 사건이 되고, 그 외침이 발전하여 일상생활을 넘어 역사의 주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그로 인하여 양지와 음지로 구분되어 삶의 길을 걷게 되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이다.
어떤 일은 인간 공동체의 소중한 자산으로 남아 양지가 되는가 하면, 반대로 충격적인 정신적 영향의 길을 가다 보면 음지의 터널이 될 수도 있다. 사람 사는 세상 양지와 음지가 교차하는 경우도 비일비재(非一非再)하기 때문이다.
아버지의 양지가 아들의 양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아버지의 양지를 보고 살았기 때문에 그대로 물려받아 살지만, 아버지의 음지를 나는 아버지의 방식대로 살지 않겠다며 양지를 찾아 나서는 경우도 있다.
내가 가진 힘(力)이 전부가 아니다. 나보다 약자라고 보이지만 내가 못 가진 힘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또한 내가 가진 명예(名譽)가 만사가 아니다. 나보다 낮은 곳에서 사는 것 같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값진 명예 저 사람은 가지고 있을 수도 있다. 내가 가진 부(富) 역시 만능이 아니다. 나보다 가난하게 사는 것 같지만 내가 가지지 못한 재물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정의와 공정, 상식이 없는 양지.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