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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김재웅 의원] 학사루(學士樓)를 다시 생각한다.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1/12/01 [10:02]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경상남도의회 농해양수산위원회 김재웅 의원  © 함양신문

함양이라는 말을 들으면 보통 무엇이 생각나는가? 지리산과 덕유산이라는 산악지형을 떠올릴 수도 있으며, 정여창 선생과 남계서원을 생각하며 선비의 고장을 말씀하실 수도 있다. 여기에 더하여 최근 성공리에 개최된 함양산삼엑스포를 방문하신 분들이라면 주 행사장이 있었던 상림을 떠올릴 수 있다고도 생각한다.

 

상림! 함양 사람들, 특히 객지에 나가있는 함양 사람들이라면 상림이란 단어는 내 유년의 꿈의 있는 곳이요, 첫사랑이 생각나는 곳이요, 천령문화제의 추억이 녹아있는 마음속의 장소일 것이다. 이러한 상림을 조성한 이가 바로 고운 최치원이며, 고운 선생이 올랐던 누각이 바로 학사루이다.

 

학사루는 함양관아의 부속 누각으로 동국여지승람에 의하면 이미 통일신라시대에 만들어졌는데, 한림학사를 역임한 고운 선생이 천령군 태수로 부임해 이 누각에 자주 올랐기 때문에 학사루라는 명칭이 비로소 생겼다. 당시 읍치는 현재의 함양읍 신관리에 있었는데, 1380년 왜구의 침입으로 학사루가 전소(全燒)하였고, 이후 조선에 이르러 현재의 함양초등학교 자리에 함양관아를 옮길 때 학사루 역시 이건(移建)하였다고 한다. 이후 1692년 중건되고 1795년에 중수되어 1912년부터는 함양초등학교 교사(校舍)로, 또한 1963년에는 함양군립도서관으로 각각 사용되다 1979년 우체국 앞 현재의 자리로 이건하였다.

 

이러한 학사루는 통일신라시대에 창건되어 이후 단일한 명칭으로 110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지고 있는 함양의 유일무이한 건축물이다. 또한 역사적으로도 점필재 김종직 선생이 함양군수로 부임했을 때 발생했었던 그 유명한 유자광의 시판 훼손사건의 주 무대로 이 사건은 뒤에 무오사화(戊午士禍)의 발단이 되었기 때문에 역사적 무게 역시 가볍지 않다고 하겠다.

 

이렇게 역사적인 우리 학사루가 현재 경남도 유형문화재 90호 지정에 그쳐 있다. 학사루보다 크기도 작고 역사적 가치도 낮다고 생각되는 무주 한풍루(寒風樓)의 경우 최근 지역 주민들의 열렬한 요청으로 전북도 유형문화재에서 보물로 승격·지정되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거제에서도 거제현관아 객사였던 기성관(岐城館) 역시 올해 경남도 유형문화재에서 보물로 승격·지정되었다. 다시 말해 우리 함양에서도 이제 학사루의 가치를 다시금 생각하고 군민들의 뜻을 모아 학사루의 보물 승격을 이루어 내야 하는 것이다.

 

학사루의 마지막 중수가 있었던 1795년 안의현감을 지내고 있었던 연암 박지원이 당시 함양군수 윤광석의 부탁으로 쓴 함양군학사루기(咸陽郡學士褸記) 말미에 다음과 같은 글이 나온다.

 

“고을 사람들은 고운 선생을 사후 호칭인 최 문창후(崔 文昌候)라 부르지않고 반드시 생전의 호칭인 학사(學士)로 불렀으며, 송덕비를 세우지 않고 오직 누각에 그 이름을 붙였다. 그것은 그가 신선이 되었다는 말을 믿지 않고 이 누각 안에서 서로 만날 듯이 여겼기 때문이다.”

 
고운 선생에 대한 이와 같은 경모의 마음은 지금도 여전히 함양 사람들 가슴 속에 살아있다. 함양의 역사를 오롯이 지켜보며 단일한 이름으로 지금까지 건재 하는 학사루는 우리 지역을 다스렸던 최치원, 김종직, 박지원 3대 명환(名宦)의 자취가 그대로 남아 있을 뿐만 아니라, 근현대 우리 함양의 교육을 책임졌던 함양초등학교와 함양군립도서관의 건물로서 교육도시 함양의 상징물이기도 하다. 아무쪼록 학사루의 가치를 다시금 일깨워 군민들의 하나 된 마음으로 국가지정 문화재로 승격되길 기대하며 글을 맺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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