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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호] 소각하라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1/07/26 [10:21]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김찬호   © 함양신문

산업폐기물 소각에 앞서 사리사욕을 소각하라. 

청정자연환경을 거의 유일한 자산으로 가진 함양, 서상, 백두대간 자락에 산업폐기물 소각장을 만들겠다는 사람들이 있다. 대의명분과 사회적 합의도 없이 자본주의와 사유재산을 이유로 밀어붙이는 듯하다. 이러한 현상을 일컬어 천민자본주의라 부른다. 그러나 공동체 이익에 반하는 사익추구 행위는 자본주의 하에서도 결코 정당화될 수 없다. 만약, 소각장이 들어선다면 종국에는 사람은 물론이요 짐승조차도 살 수 없는 황폐화된 땅으로 변할 것이고, 공동체는 붕괴될 것이요, 모두가 패배자로 남게 되리라. 더 늦기 전 여기서 멈춰주길 간곡히 부탁드린다.

 

불편한 진실 한 가지를 말해보자. 솔직히 우리 함양군에 지리산과 남덕유산으로 대표되는 청정자연환경을 빼면 내세울만한 자산이 무엇이던가? 주민을 먹여 살릴 변변한 산업시설 하나도 없지 않은가. 자연에 기대어 농사를 짓고 살아가는 농민들이 대다수다. 서상면으로 한정한다면 더더욱 그렇다. 실상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산업폐기물 소각장이 들어선다면 다음과 같은 참담한 현실과 마주하게 되리라. 각종 유해물질 발생으로 자연은 파괴되고, 청정자연환경이라는 자산은 사라지게 될 것이요, 출향인은 돌아올 고향은 잃게 되고, 외지인 유입은 단절 되고, 이미 들어온 사람들도 떠나게 될 것이며, 결국 날짐승도 깃들지 못할 황폐화된 유령도시로 남게 될 것이다.

 

모두가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세상이지만,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이에 반하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첫째, 대놓고 사업자 편에 서는 사람들이다. (단정할 수는 없지만) 이는 경제적 대가를 취했거나 그에 상응하는 뭔가를 약속받았으리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누가 봐도 부적절한 사업인데, 대놓고 편들 정도면 그 비난을 감수할만한 경제적 이득을 취했으리라는 것이 합리적 의심이다. 둘째, 망국적 현상인 관계성에 함몰된 사람들이다. 학연, 지연, 동문, 동기, 친인척, 소속정당 등을 이유로 옳고 그름을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찬성하는 사람들이다. 답이 없는 인간들이다. 셋째, 판단력을 상실한 체 사업자가 내민 유혹을 뿌리치지 못하고 찬성 도장을 찍는 사람들이다. 과거 골프장 건설 때도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이분들을 욕하기는 쉽지 않다. 의도성보다는 판단력이 흐린 노인들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제공자가 문제인 경우다. 그러나 그 후유증은 생각보다 크고 결정적이다. 사업자는 그 결과를 사업 추진의 근거로 활용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대가를 받은 후에는 번복하기도 쉽지 않다.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시키려는 심리가 작동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자식들마저 자기 부모를 부정할 수 없기에 졸지에 찬성론자로 남게 된다. 공동체 붕괴의 신호탄이다. 넷째, 중립을 표하거나 방관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위장된 찬성론자일 가능성이 크다. 어찌 옳고 그름에 중립이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은 첫 번째나 두 번째 부류에 속한 것이나 다름없다. 마지막으로, 응당히 반대를 해야 될 지위(위치)에 있음에도 침묵하는 자들이다. 본인들이 잘 알리라. 필요하다면 표로 심판하면 될 일이다.

 

반대운동을 펼치며 경계해야할 것들이 있다. 먼저, 위에서 말한 세 번째 경우를 사전 방지해야 한다. 추측컨대 이미 작업이 진행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주변에서(특히 자식들이) 단단히 주의를 주고 경계를 해야만 한다. 누군가 얼떨결에 대가를 취하게 되면, 주변인들도 죄의식 없이 손을 내밀게 되고, 확대 재생산 된다. 결국 반대운동은 동력을 잃게 되고 공허한 외침만 남게 된다. 다음으로, 타지에 있는 유사 사업장 견학이라는 속삭임이다. 그럴듯하게 들릴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견학이란 단어 이면에는 찬성 의사가 전제되어 있다. 견학 과정에서 문제를 발견하지 못하면 찬성한다는 말과 다름없기 때문이다. 소각장 폐해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으며, 견학이라는 짧은 순간에 판단하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대부분의 산업폐해는 서서히 진행되고 누적되어 결국에는 폭발하고 만다. 자신도 모르게 암세포를 키워 자각할 즈음에는 이미 때가 늦게 되는 이치와 같다. 늦으면 돌이킬 수가 없다.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과학적이고 철저한 관리를 하겠다는 악속이다. 이미 수많은 사례에서 보아왔듯, 이익을 추구하는 집단은 자신들 배를 불리는 것이 유일한 목적이며,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약속보다 눈앞에 보이는 이익은 달콤하고 커 보인다. 죄의식도 느끼지 못한다. 언론과 환경단체 감시를 받는 공적기관과 대기업도 그러하거늘, 감시 사각지대나 다름없는 산골에서는 불가능한 약속이다.

 

이럴 때마다 등장하는 반박논리가 있다. 바로 님비현상이다. 국가, 사회 전체로 보면 한편으론 일리가 있다. 혐오시설일지라도 꼭 필요하다면 어딘가에는 존재해야 할 시설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곰곰이 따져보자. 님비현상을 말할 때 전제되는 것이 “공공의 이익”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지금 상황은 공공의 이익과는 거리가 멀다. 유일한 공적자산인 청정자연환경은 파괴되고, 지역사회 공동체와의 합의도 없었고, 지주와 사업자 그들 사익만을 추구하지 않는가. 진입로를 확장하거나, 사업 찬성을 빌미로 일부 주민에게 대가를 제공하려 한다면 그러한 행위는 공공의 이익이 아니다. 사익추구를 위한 꼼수에 불과하다. 단언컨대, 환경파괴가 명확한 사업인 경우 공동체의 안정과 이익을 담보하려면 공적기관이 추진해야 하며, 누구나 인정할만한 합당한 지역에 들어서야만 한다. 그래야 사회적 합의가 가능하다. 이도 저도 어렵다면 결자해지 할 수밖에 없다. 폐기물은 생산지에서 처리하란 말이다. 시설비, 관리비 등 사회적 비용이 증가 하겠지만 공동체의 합의가 불가하다면 어쩌겠는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 송전탑, 원전, 화장장, 소각장 등 환경과 관련된 사업 추진 과정을 살펴보기 바란다.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지난한 논의과정이 필요한 것이다. 사적 이익 추구를 위해 밀어붙일 일이 결코 아닌 것이다. 산업기반시설이 거의 전무하고(산업폐기물을 생산할 가능성도 적고), 내세울 것이라곤 청정자연환경이 전부인 지역에서 그 유일성마저 잃게 된다면 지역민의 생존과 직결되는 너무나 가혹한 일이다.

 

우리는 골프장이 들어서면서 남긴 교훈을 잊지 말아야 한다. 유동인구 증가로 인해 일부 이익을 보는 사람도 있지만, 직접적인 환경 폐해를 경험하는 사람들이 더 많다. 당시 지역민이 찬반으로 갈리며 남긴 후유증이 지금까지도 지속되고 있음도 절대 잊지 말아야 한다. 아무리 자본주의 국가이라지만 사회적 합의 없이 공동체의 이익에 반하는 사업이 추진되어서는 안 된다. 더욱이 심각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산업폐기물 소각장이라면 더욱 그렇다. 지역공동체를 분열시키고 청정자연환경을 파괴하는 사업은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 되리라. 군수와 군 의원들은 이번 일을 교훈삼아 관련조례를 정비하여 이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모두 선출직이라는 사실을 잊지 마시라. 사업주 설득은 어려울지도 모르겠다. 사익추구가 목적인 사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토지주가 자발적으로 멈춰주길 간절히 소망한다. 사업장이 들어설 자리를 제공하지 않으면 사업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지역공동체원이고 지역민을 위해 봉사하는 공적 지위를 가진 분이 아니던가. 대신, 지역민들도 토지주가 재산상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같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청정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범위 내 다른 사업 추진 시, 열린 마음으로 귀를 기울여야 있다. 서로가 양보하고 협조하는 것만이 모두를 살리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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