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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삼락 임채중] 엄마의 함정
 
함양신문 기사입력  2023/11/20 [10:55]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   교육삼락 임채중  ©함양신문

 -교육은 가르치고 지도하는 것이다. 정답만 외워 가르치는 성적보다, 능력을 인정하고 칭찬해주는 참된 교육이 아이의 장래를 행복하게 하고 성공으로 가는 길이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교육성과를 결산하는 대학 입학 수능 고사가 끝났다. 그 결과로 성공과 실패를 말할 수 없다. 성적이 낮은 학생도 좋은 선생님이나 부모를 만나 자기 생활을 반성하면, 쪽집게 과외로 정답만 달달 외워 좋은 성적을 거둔 사람보다 대학 졸업 후 풍부한 인성으로 성공한다-

 

완벽주의자 엄마 밑에서 자란 남매는 전교 1,2등을 자주 했고 전교회장에 명문대 진학도 어렵지 않아 보였다. 그러던 어느 날 고3인 아들이 “엄마 저 자퇴 할래요” 고2 딸마저 오빠 따라 자퇴했다. 엄마 때문이었다. 교사인 엄마는 교육대학을 수석으로 졸업하고 교사 연수회에서 항시 1등을 휩쓸고 맡은 반마다 성적 우수반을 만들었다. 두 아이에게도 ‘공부 잘하는 아이’ 만드는데 성공했다. 그 과정에서 아이의 소질과 적성은 무시되었다. 지시와 명령시키면 시키는 대로였다.

 

남매는 1년 동안 폐인으로 지냈다. 모든 것을 포기하고 게임과 폭력물에 갇혀 살았다. 발레를 하던 딸은 점점 살이 쪄 83kg까지 불었다 순했던 두 아이는 짐승처럼 변했다. 각자 방문을 걸어 잠그고 누구와도 접촉하지 않았다. 빛이 방으로 들어오는 것이 싫어 창마다 신문지를 붙였다. 하루 일과는 자고 먹고 컴퓨터 게임과 동영상을 즐겨 봤다. 한집에 있어도 밥은 따로 따로 인스턴트 음식으로 때웠다.

 

엄마는 유능한 교사였다. 그가 맡은 반은 성적이 쑥쑥 올라가고 학부모들은 좋아했지만 학생들에게 기피대상 1호 선생님이었다. 멀리서라도 보이면 피해갔다. 두 아이도 마찬가지였다. 맘에 드는 아이가 하나도 없었다. 단점만 보이고 엄하게만 대했다. 교육에 가장 중요한 이론인 인정, 존중, 지지, 칭찬은 인색했다. 아이들의 꿈과 희망은 생각하지 않았다. 성적만 잘나오면 된다는 것이 진로교육의 전부였다. 딸이 ‘엄마 꿈이 뭐였어?’ 물으면 꿈같은 사치스러운 게 뭐가 필요해 공부 잘하면 갈 데 많아 공부나 하라고 다그쳤다.

 

엄마는 함정에 빠져있었다. 두 아이는 신경성 장염과 위염을 앓았다. 밥을 먹을 때도 선택권이 없었다. 잔소리는 계속되었다. ‘숙제했어?’ ‘얼른 들어와!’ 다그침이 대화의 전부였다. 아버지도 다르지 않았다. 엄마 편만 드는 아빠 사이에 마음 둘 곳이 없었다. 학교에 가도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하고 죽을 것 같았다. 해병대 출신 담임선생님은 스트레스를 더했다. 담임은 부모에게 전화해 ‘올해 한 건 해봅시다’ 파이팅을 외쳤다.

 

결국 터질 것은 터졌다. 동네 사람들이 웅성거리며 집안에 모여 있었다. 집안은 쑥대밭이 되어있었다. 장롱은 부서지고 옷은 갈기갈기 찢겨 있었다. 병원에 실려 갔다. ‘저러다가 죽을 수 있겠구나’ 생각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상담도 받았지만 소용없었다. 두 아이는 입을 꾹 닫았다.

 

그때 만난 것이 ‘코칭’이었다. 눈이 예민한 그는 ‘티칭’이 아닌 ‘코칭’이 가슴에 와 닿았다. “내가 한 번도 칭찬해준 일이 없구나!” 한 번도 눈 맞추고 대화한 적이 없구나! “너희들에게 행복한 유년기, 청소년기를 빼앗은 엄마를 용서해 다오” 엄마가 변하자 아이들도 조금씩 바뀌어갔다. 잠겼던 방문이 어느 날엔 열리고 엄마가 해주는 밥을 먹기 시작했다. 신문지를 걷어냈다. 지금은 기적적으로 관계가 회복되었다. 아들은 대학공부를 마치고 대학원 철학과에 공부중이며 딸은 미국유학을 다녀와서 청소년 교육기관에서 일하고 있다. 요즘 엄마는 바쁘다 체험담을 녹여낸 특강이 심금을 울려주고 듣고 있던 엄마들은 절반 이상이 펑펑 운다. 많이 반성했습니다. 아직 깨닫지 못한 엄마 교사들이 아이들을 행복하게 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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