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군의원들이 지난 11월6일 5박7일 일정으로 터키 여행을 떠났다. 터키는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관문이자 역사적으로 동방과 서방의 문화를 연결하는 교차로 역할을 해왔다. 이런 지정학적인 위치 때문에 역사적으로 항상 시끄러웠으며, 지금도 크루드족과의 갈등으로 시리아를 침공하는 등 조용할 날이 없는 이슬람국가이며, 우리에게는 6.25전쟁 때 UN연합군 파견국으로 친숙한 나라이기도 하다. 이번 여행경비로 총 40,950,000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보이며, 여행 목적이 연수이기 때문에 많이 보고 배웠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그리고 여행이 끝난 후, 뭘 보고 배웠는지, 대 군민 여행보고서가 벌써 궁금하기도 하다.
그런가 하면 이번 군의원들의 연수여행 소식을 접하고, 작년 예천군 군의원 해외연수 중 발생한 사건과 함께 국회 조국 청문회를 마치고 자유한국당이 줬다는 낙마 표창장 수여식이 떠오른다. 우리 함양군민들은 과연 무엇을 떠 올릴까. 올해 함양군의회에서 군의원들의 발목잡기식 업무 실적을 살펴보면, 시설공단운영에 관한 조례안 부결, 남중사거리 로타리설치 부결, 농월정 관광지 정비사업 관리계획안 부결, 유림체육시설 조성사업 관리계획안 부결, 함양군 정책자문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부결, 함양군 행정기구 설치 및 지방공무원정원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결, 함양군 공설묘지 설치 및 관리 등에 관한 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부결, 함양군 체육시설관리 운영조례 전부개정조례안 부결, 함양군 가축분뇨의 관리 및 가축사육 제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부결 등 부결에 화려하기 이를 데 없다. 군민들은 군의원들이 ‘화려한 부결의 망치’를 두드리고 ‘승전의 행복감’을 안고 떠났을지 궁금해한다.
집행부는 사사건건 군의원들이 발목을 잡기 때문에 일을 할 수가 없다고 하고, 의원들은 집행부와 소통이 안 돼서 안건을 자주 부결 시킨다고 한다. 일례로 홍정덕 군의원은 5분 발언을 통해, 군의회 의원들 자신들이 예산을 승인하고 모든 것이 적법하게 이루어진 건설공사를 철거하고 원상복구 하라는 상식 밖의 발언을 하였다. 이에 황태진 군의회 의장까지 동조하여 공사중지 명령을 내려서 일부 지역민들로부터 비난을 받고 있다. 과연 군의회에 그런 권한이 있는지는 별도로 따져 봐야 할 일이겠지만, 도가 지나쳐도 한참 지나쳤다는 여론이다. 이런 일을 던진 후, 함양군의원들은 유유자적 곧장 터키로 여행을 떠났다. 동서양의 갈등, 종교적인 갈등, 민족 간의 갈등 집합지인 터키에서 우리 군의원은 과연 무엇을 배우고 올 것인지 집행부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세계적인 갈등의 집합지에서 갈등 해결의 지혜를 배워올지, 아니면 지금도 더욱 갈등을 키우며 파국으로 내닫는 흉노족과 돌궐족의 후예인 터키인처럼 전면전으로 치닫을지, 불안하기는 군민들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군의원들 여행 소식을 접한 또 다른 군민들은 “군의원들 선진국 견학은 우리와 문화가 비슷하거나 앞서있는 나라를 찾아야지, 전쟁과 싸움을 좋아하는 호전적인 나라에 가서 뭘 배우겠느냐? 관광목적이 아니냐?” 하는 의구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래서 더욱 연수보고서가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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