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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소통망 시대의 예의범절
전희식 출향작가. ‘마음 농사짓기’저자)
 
함양신문 기사입력  2019/07/22 [14:02] ⓒ 함양신문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로 보내기 글자 크게 글자 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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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소통망이라고 하면 이게 어디에 쓰는 물건인고? 할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사회관계 망 서비스라고 하면 감을 잡을까? 에스엔에스(SNS)라고 해야 그때야 비로소 아~ 하면서 무슨 말인지 아는 사람이 늘어난다. 카톡이나 밴드라고 해야만 고개를 끄덕이는 마지막 부류의 사람도 있다. 우리는 같은 세상에 살아도 쓰는 용어가 다르고 그마저도 합성어와 외래어, 단축어가 잡탕으로 섞여있어서 무슨 말인지 도통 모를 때가 많다. 세상 바뀌는 속도가 너무 빨라서다.

최근에는 주민등록번호를 함부로 요구하지 못하게 하고 있다. 2012년에 제정된 개인정보보호법 때문이다. 조만간 개인 주소도 암호화해서 보호하는 조치가 생기지 않을까 싶다. 디지털 세상은 무한복제와 유포가 너무도 손쉽게 이뤄져서다. 개인 주소 공유를 금지하지는 않더라도 함부로 유포하지 못하게 제한을 할 가능성은 있다고 본다. ‘구글어스 프로다음 로드뷰에서 주소만 있으면 집 앞에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지까지 사진으로 보일 정도니 개인 신상이 노골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이다. 세상은 진짜 무섭게 바뀌고 있다. ‘편리가 한 순간에 불편이 되고 있다.

실정이 이러니 다도(茶道)나 전통예절교육은 익숙해도 누리소통망 예절은 생소하기도 하고 사람마다 제각각인 게 사실이다.

나는 페이스북을 끊은 지 4년여 되는데 카톡은 아직 쓰고 있다. 하지만 편리하고 신속한 소통의 대명사였던 카톡이 이제는 점점 공해가 되고 있다고 느낀다. 그래서 잔뜩 경계한다. 내 나름의 카톡 쓰는 기준을 만들어 놓았다. 불필요한 정보와 연결 때문에 라는 존재가 실종되지 않게 나를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다.

첫째 기준은 아무리 친한 친구라 해도 내 동의를 구하지 않고 단체 카톡 방에 초대를 하면 그 방에서 나오거나 반응을 하지 않고 무시한다. 반대의 경우에도 기준은 같다. 내가 활동(?) 하는 단체 카톡 방에 누군가를 초대할 때는 기존의 구성원들에게 그 이유와 타당성을 설명해서 동의를 구하고 그다음에 당사자에게 연락해서 초대할 뜻을 전한다. 일방적인 카톡 초대는 노크도 없이 화장실 문을 왈칵 여는 것과 같다고 여겨서다.

단톡방을 나올 때는 꼭 얘기를 하고 나온다. 공교롭게 누가 글을 올리자마자 그냥 나오게 되면 마치 그 사람의 글을 내가 불편해한 걸로 비치기 때문이다. 누리소통망에 글을 쓸 때도 내 기준이 있다. 육하원칙을 따르려고 한다. 그래야 의미가 정확히 전달된다. 주어와 목적어, 서술어를 시간이 걸려도 쓴다. 그게 생략되고 형용사와 동사만 쓰이는 경우가 많다 보니 크고 작은 상처를 입는 사람들을 봐서다. 얼굴을 맞대고 얘기를 할 때는 표정이나 억양, 몸짓에서 많은 정보를 얻지만 누리소통망은 문자로만 얘기를 하다 보니 생기는 오해와 왜곡이 많다.

누리소통망으로 통장 번호나 신분증 주민번호 앞자리를 보내야 할 때가 있다. 그럴 때도 사본 이미지만 보내지 않고 꼭 숫자 텍스트를 같이 보낸다. 안 그러면 상대가 일일이 숫자를 입력해야 하기 때문이다. 내 전화번호를 아는 사람이라 해도 택배 관련 주소를 그에게 보낼 때는 내 전화번호까지 같이 보낸다. 그 사람이 내 번호를 따로 검색해서 찾아야 하는 불편을 덜어 드리고 싶기 때문이다.

요즘은 자동차 없이 산다고 하면 와~ 하고 감탄한다. 세탁기나 냉장고 안 쓴다고 하면 약간의 부러움까지 산다. 카톡 안 쓰고 이메일만 쓴다고 해도 그렇다. 지금은 천덕꾸러기가 됐지만 박 바가지나 옹기 물동이를 밀어내고 우리 생활 속으로 합성수지 플라스틱 제품이 처음 등장했을 때 기적의 발명품이었다. 불과 4-50년 전이다. 시골 초등학교까지 깔려서 겨울철에도 새파란 운동장에서 공을 찰 수 있게 하던 인조잔디는 발암물질임이 밝혀져 다 걷어낸다. 문명의 이기가 한순간에 흉기로 변한 사례들이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클레 스팅, 카톡, 밴드, 구글플러스, 카톡 플러스, 비트윈, 텔레그램, 트위트, 카카오스토리..... 이미 인간을 지배하고 있다. 감정과 생각과 관계까지 완벽하게. 예의범절 필요하다. 어쩌면 자구책이 필요한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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