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世界大戰 당시 독일보다 강한 군사력과 난공불락(難攻不落)의 ‘마지노선’을 구축하고도 전쟁개시 6주 만에 항복한 프랑스의 망령(亡靈)이 우리에게 옮겨온 듯 닮아 걱정스런 마음에서 이를 소개한다.
◈프랑스가 마지노선을 구축한 이유
1차 세계대전에서 프랑스의 20~30세 젊은 병사들 70%가 전사 하거나 다쳤는데, 당시의 전투는 주로 참호를 중심으로 공방전을 벌였기 때문에 대부분 ‘참호전’ 에서 희생되었으며, 당시 유럽의 총 인명피해는 1000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참호전의 트라우마에 빠진 프랑스는 스위스에서 라인강 물길을 따라 벨기에까지의 국경선에 ‘마지노요새(국방장관 앙드레 마지노의 이름)’를 구축하고 80만 명의 병력을 배치했다. 이때 드골중령(후일 대통령)은 “탱크의 등장으로 ’마지노선‘은 무용지물이 되었기 때문에 적의 탱크부대가 공격하는 기갑전에 대비해야한다” 고 주장했지만 군 수뇌부는 무시했다.
마지노선은 160억 프랑이라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주요 거점마다 거대 요새를 만들고 지하에 대규모 병력이 상주하며 지킬 수 있도록 식량, 탄약 저장고, 발전, 급수, 배수시설과, 요새 간 연결 통로 등 당대 최고의 토목기술이 집약되었으며, 벨기에 반대, 건설비용 때문에 총 연장 750Km 중 벨기에까지 350Km를 건설했다.
◈독일군의 기습, 우회공격
프랑스는 국경에 마지노선이 있고, 요새가 없는 ‘아르덴느 숲’ 지역은 독일 기갑사단이 통과하기 어렵다고 판단, 소수의 방어 병력만 배치하고 주력군을 벨기에 북동쪽에 집결시켰다. 그러나 이것은 프랑스군의 치명적 실수였다. 벨기에 남부에 숨어있던 독일군의 10개 기갑사단은 아르덴느 산림지대를 전광석화처럼 돌파하여 뮤즈강을 도하한 후 연합군의 급소를 강타하며 불과 열흘 만에 도버해협에 도달, 영. 불 연합군의 주력을 북쪽으로 포위하면서 프랑스를 남북으로 두 동강 내 버렸다.
◈연합군의 퇴각과 프랑스의 항복
뜻밖의 기습공격에 퇴로가 막힌 영. 불 연합군은 전쟁발발 3주 만인 6월 4일 ‘됭게르크’ 의 막다른 골목에 몰리자 전투 장비를 모두 버리고 영국으로 퇴각했다.
이후 독일군은 파리를 무혈점령했다. 프랑스는 전쟁개시 6주 만에 국가의 심장부인 파리를 독일군에게 내 주는 치욕스러운 패전을 당하고 말았다. 요새를 지키고 있던 80만 병력은 제대로 싸워보지도 못한 채 항복했으며, ‘마지노선은 지구상 최대의 헛 삽질’ 이라는 불명예도 얻었다.
1940년 6월 22일 프랑스는 항복했다. 히틀러는 22년 전 독일이 패전국으로서 항복했던 파리 북동쪽 80Km 지점의 도시 ‘콩피에뉴’의 숲을 항복받을 장소로 지정하고, 당시 항복문서에 서명했던 그 열차를 다시 끌어와, 그때 그 식당 칸의, 연합군 사령관이 앉았던 그 자리에 앉아서 항복 받았다. 패전국이라는 국가적 수치를 똑 같은 방법으로 되갚은 것이다.
이 전쟁으로 프랑스군의 피해는 전사 및 실종 12만 명, 부상 24만 명이었고, 항복한 200만 명은 독일군 포로가 되었다. 반면에 독일군은 전사 및 실종 3만 5000명, 부상 11만 명의 경미한 피해를 입었다.
당시 프랑스의 항복으로 탱크 2000대, 대포 5000문, 소총 30만 정, 총탄 400만 발, 프랑스의 공장, 항구 등 모든 재산은 독일의 전리품이 되었으며, 프랑스는 하루 1억불의 점령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프랑스의 패전원인
독일이 프랑스를 불과 6주 만에 굴복시킨 이유는 첫째도, 둘째도 프랑스국가 지도부의 무능과, 정치권의 분열과, 반목이었다. 프랑스 정부는 전쟁이 끝난 뒤 독일에게 힘 한번 써 보지 못하고 패망한 사실을 뼈저리게 반성한 후 패전 이유를 다음과 같이 정리했다
첫째, 평화 지상(至上)주의가 프랑스의 국가수호 의지를 약화시켰다.
둘째, 소련을 조국으로 삼는 사회주의자들이 국가를 분열시켰다.
셋째, 독일은 영국과 프랑스를 이간질 시킨 나치의 선전효과를 톡톡히 보았다.
◈‘한미상호방위조약’은 안보의 마지노선
우리에겐 이승만 대통령이 목숨걸고 관철시킨 ‘한미상호방위조약에 의한 미군주둔’이 마지노선으로 버티고 있지만, 주사파들은 이것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발악하고 있다. 김정은은 절대로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핵을 포기하지 않는데 평화지상주의가 판치고, 위정자들이 앞장서서 한, 미 사이를 이간질하고 있다. 이것은 프랑스가 독일에게 패망했을 때의 현실과 너무 닮았다. 나라가 망할 땐 군사력의 강약과 상관없이 내부의 적으로부터 무너져버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