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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산은 일찍이 우리 겨레의 조상이신 단군께서 하늘로부터 내려오시어 나라를 세우시고, 교화(敎化)의 터로 잡으신 성스러운 산으로서 지나온 반만년의 역사 동안 우리 민족의 정신적 삶의 주된 무대였다. 하늘이 열리고 우리 민족이 시작한 날로서 10월 3일을 개천절이라 하여 국경일로 정하고 국조인 단군의 정신을 기리기 위하여 단군성조 제향을 지역에 따라 지내고 있으나 언제부터인가 겨레의 마음속에서 멀어져 가고 있으며, 올해가 단기 4358년이다.
우리 배달민족이 대륙 한복판에서 당당한 삶을 누려가고 있을 때 백두산은 강렬한 민족의 성산(聖山)으로서 받아들여졌으며, 통일된 국민의식의 상징으로 자리했으나 시대 변천에 따라 백두산에 대한 열기가 식어가면서 그 이름도 장백산으로 둔갑하고 말았다. 백두산의 이름이 어찌 되든, 지도상의 위치가 어디로 표시되든 우리들에게 무관한 일로 되어 버린 것이다. 삼천리 반도에서 그것도 같은 민족이 남과 북으로 갈라져 버린 것이 77년이 지나면서 우리들에겐 백두산이 가볼 만한 명산, 관광의 대상으로만 남아 있을 뿐 다른 의미는 없어져 버렸다.
육로 길을 따라 같은 민족의 삶의 현장을 지나면서 식사도 하고, 쉬어도 가면서 쉬엄쉬엄 가도 몇 시간이면 갈 수 있는 백두산이지만 비행기를 타고 또 갈아타고 중국 땅 심양에서 연길(延吉)을 돌아 두만강변을 따라 도착한 곳은 백두산이 아닌 장백산이다. 한국의 현대자동차가 생산한 갤로퍼 지프차를 타고 장백산 정상에 올라 천지연을 내려다보면서 정면으로 보이는 쪽이 우리 민족의 혼(魂), 백두산이라 한다. 분단된 삶의 허탈감으로 인하여 백두산 역시 오르는 장소가 분리되어 있다. 이 찢겨진 민족의 봉합과 분단된 조국의 통일을 위해 백두산은 오늘도 남과 북, 세계 모든 단군의 자손인 대한의 민족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우리 민족의 성산, 백두산은 우리 민족의 통일을 염원하는 주체의 상징이기도 하다. 백두산을 중심으로 해서 이루어진 고대 문화의 창시자이자 단군의 자손으로 일관된 역사와 문화를 계승하며 살아가는 우리 민족을 나타내고 있다.
우리는 단군의 후손 단일 민족으로서 우리만이 가지는 독특한 우리말 우리글이 있다. 한 겨레가 노예로 전락한다 하더라도 내 나라말과 글을 지키고 살아간다면 감옥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했다. 그뿐만이 아니라 한 나라의 말과 글은 문화를 담는 그릇이며, 혼(魂, 얼)이라고 했다.
조선 개국의 태조 이성계의 손자이며 4대 임금이신 세종 재위 25년인 1443년에 훈민정음이 창제되어 1446년 우리말 우리글이 세상에 반포되었다. 그 해로부터 579년이 되었으며 10월 9일을 한글날이라 명하고 공휴일로 제정이 되었다가 1991년 공휴일 조정에 의해 공휴일에서 제외되었으나 국민 여론에 따라 2012년 공휴일로 다시 지정되었다.
한글날을 처음으로 제정·거행한 것은 1926년이다. 1446년 한글이 반포된 이후 8회갑(480돌)이 되는 해였다. 한글날을 지정하는 데는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다. 음력 9월에 ‘훈민정음’을 책자로 완성했다는 실록의 기록에 근거하여 음력을 양력으로 변환하는 과정과 명칭 사용 등으로 여러 차례 변경이 되었다가 1945년 10월 9일을 한글날로 지정이 되었으며, 명칭 역시 처음에는 한글을 배울 때 ‘가갸거겨’로 배운다고 하여 ‘가갸날’이라 사용되어 오다 차차 한글이라 부르게 되면서 ‘한글날’로 굳어지게 되었다.
한글날을 기념하는 데는 어려움과 수난이 따르기도 했다. 1937년 중일전쟁과 1942년 조선어학회 사건으로 기념식을 주관할 사람들이 감옥으로 잡혀가는 바람에 사실상 일제 강점기에는 공개적 한글날 기념식이 어려웠다.
세계 200여 문자 중에서 뚜렷한 언어 철학과 깊은 원리에서 창제된 표기나 독창성의 짜임새가 있으면서 쓰기 쉽고, 읽기 편리한 우리 한글은 세계만방의 자랑거리며, 우리 민족이 내세우는 자부심이다. 또한 한글 속에 들어있는 투철한 주체의식과 자유민주주의 강렬한 의지는 오늘의 시대정신과도 맥을 같이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의 자주정신을 길러야 한다. 10월은 우리 민족의 문화의 달이다. 한글전용화시대를 유지·발전시켜 나가야 한다. 외래어 간판들, 심지어는 우리 집 단지의 명칭도 모두가 영문으로 표기하고 있다. 내 나라의 언어와 글자를 사용하는 것이 유식한 국민 정서이며, 국가 미래를 열어가는 얼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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