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가고 긴밤 겨울을 맞으니 나도 황혼기라 마음이 울적하여 이책 저책 뒤지기며 책을 더 자주 접하게 된다. 아무리 컴퓨터가 정보와 지식을 양산하여 제공 하지만 체계적인 지식과 깊이 있는 지혜를 주는 것은 역시 책이라 본다. 책의 내용이 컴퓨터에 저장되니까. 옹달샘 물같이 모든 지식이 그대로 담겨있어 수시로 볼 수 있으니까! 책을 접하는 시간만큼 인생이 더 성숙한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른 선진국인에 비해 책을 가까이하지 않는다고 한다. 습관이 안 되어서일까. 살기가 바빠서일까?
유대인의 경전 탈무드에 ‘사람이 책을 만들고 그 책이 사람을 만든다’ 고 했다. 그래서 그들은 어려서부터 독서 습관을 길러준다고 했다. 그리고 한번 구한 책은 팔지 않고 다 읽어 필요 없을 때는 남이 읽게 물려준다니 헌책방이 없단다.
중국의 지도자 마오저뚱은 평생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던 독서광이었다 한다. 그가 머무는 곳에는 언제나 책이 있었다. 타지로 시찰 갈 때나 회담차 멀리 모스코바로 갈 때도 도중에 읽을 책 목록부터 챙겼다 한다. 그는 임종하기 직전 의사의 응급 처치를 받으면서도 책을 읽었다고 한다.
그의 독서법은 그 자신이 삼복사온(三復四溫)이라 이름한 방법으로 읽었다. 즉 세 번 반복해 읽고 네 번 되풀이해 가슴에 온축(蘊蓄)하는 방법이다. 이와 함께 마오저뚱은 붓을 들지 않고는 책을 읽지 않는다 한다. 그는 책을 읽고 나면 표지에 동그라미 하나를 그렸다. 두 번째 읽으면 동그라미 하나 더 추가했다. 그는 기본이 되는 고전은 수도 없이 읽고 또 읽었다 한다. 그 책에는 동그라미가 4, 5개씩 그려져 있었다.
본문 중에도 직선 곡선의 밑줄과 삼각형이나 의문부호 등 각종 표시를 했다 한다. 책의 여백에는 메모를 부지런히 했다. 그때마다 필기구 색이 달라 여러 번 읽은 책은 여러 가지 색깔의 부호와 메모가 남았다. 특별히 중요한 구절은 별도의 노트에 기록했다. 독서 일기도 썼는데 책 속의 내용에 잘못된 부분과 생각이 다른 것은 바로 잡았다.
그는 홍루몽을 특별히 아꼈고 다양한 판본을 구해 10여 종이 넘는 책을 읽었다. 나중에 눈이 나빠지자 그를 위해 판형을 크게 한 전집을 간행했을 정도다. 식사를 기다리는 짧은 순간에도 독서삼매에 빠져 그 대목을 마쳐야 수저를 들었다 한다,
이런 삼복사온 독서로 온축(蘊蓄)된 지성이 그의 연설이나 일상적 대화에서 불쑥불쑥 튀어나와 상대방을 압도했다. 그의 중국 지도자로서의 경륜은 반복적 고전 독서에서 모두 길러진 지식의 덕이라 본다.
우리나라 모 공군부대는 한 귀퉁이의 낡은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오거서(五 車書)’라 하는 도서관을 마련하여 젊은이들이 독서를 하게 하였다는 기사를 보았다. 이 ‘오거서’라는 이름은 두보의 시 백학사모옥(柏學士茅屋)의 마지막 구절에 나오는 ‘남아수독오거서(男兒須讀五車書)’의 글귀에서 따왔다. 남자는 평생 다섯 수레의 책을 읽어야 한다는 뜻이니 병영 생활에서 책을 많이 읽어라는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오늘의 전투는 전자전이요 지능 전이니 독서로 지능을 높이어야 승자가 되는 것이지만 한번 익힌 지식은 제대 후도 내 것이 되니까 더욱 많이 읽어야지요.
오늘 날 사회의 지도자의 경륜은 대부분 반복적 독서와 책사랑에서 왔다고 봅니다. 독서의 계절이니 TV보는 시간에 책을 한권이상 읽도록 노력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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