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곡 노인회 회원(38명) 일행이 부산항만공사를 견학했다(24.6.26). 공사 직원들은 물론 재부 지곡향우회에서도 여러분들이 나와 따뜻하게 환영해주어 먼 길의 피곤함도 어느새 사라졌다. 부산항만의 규모와 물동량 여러 가지 기능과 역할 등에 관한 홍보영상과 관계자들의 설명을 듣고 부산항만공사의 위용과 바다를 통해 세계로 뻗어나가는 우리나라 발전의 힘찬 기운을 피부로 느끼게 되어 마음 뿌듯하였다.
향우회 임원들은 수구실 출신으로 대학교수가 된 분, 기업가로서 성공한 분들을 비롯해서 각자 자기가 선 위치에서 꿈을 가꾸어가는 이야기들은 지곡인으로서, 함양인으로서 긍지를 갖게 했다. 특히 ‘바다를 꿈 꾼 감나무골 외딴집 소년’의 꿈이 이루어져가고 있는 현장의 역동적인 모습들은 특별한 울림이 있었다.
감나무골은 함양에서도 가장 적빈마을의 상징이기도한 주암 음지마을에서 뚝 떨어진 두두실 동네로 넘어가는 계곡이다. 그 입구 외딴집 소년이 전 세계를 앞에 놓고 대한민국 세계화의 길목 부산 항만공사를 지휘하는 사장 강준석이 그 장본인이다.
국제화, 세계화의 선구자는 신라시대 천령(함양)군수를 역임한 최치원 선생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소년 최치원은 12살 때 신라 수도 서라벌에서 당나라 수도까지 수륙으로 수 만 리, 배를 타고 황해를 건너야 하는 그야말로 험난한 길이였다. 성인도 감히 엄두 내지 못할 일인데 그의 꿈과 각오가 얼마나 대단했겠는가. 떠나는 날 부두에서 아버지는 아들에게 “당나라에 가면 열심히 공부해야 한다. 10년 안에 과거에 급제하지 못하면 내 아들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최치원 소년은 ‘남이 한 번에 잘하면 나는 백배의 노력을 하고(人一能之 己百之) 남이 열 번 만에 잘하면 나는 천배의 노력을 하겠다(人十能之 己千之: 中庸20)’는 글귀를 책상 앞에 써 붙여놓고 전력투구하여 6년 만인 18살에 당시의 국제고시인 과거에 급제한 것이다. 그는 황소(黃巢)의 난이 일어났을 때 고변(高騈)의 종사관이 되어 격황소서(檄黃巢書)라는 유명한 격문을 보냈는데 그 글을 읽던 황소는 혼비백산한 나머지 자신도 모르게 앉아있던 의자에서 굴러 떨어졌다는 설이 있을 정도다.
소년 강준석도 함양에서 어렵게 고등학교를 마치고 국립부산수산대학교에 입학, 기술고시 합격, 졸업 후 사무관으로 공직을 출발 할 수 있었던 것은 순탄한 길이 아니였을 것이다. 모두가 안 된다. 불가능하다고 포기하고 좌절하는 그 한계상황이 부닥칠 때 마다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사고로 전환, 희망의 정상을 향해 온몸을 던진 결과일 것이다. 그는 한결같은 자세로 일관하여 해양수산부 수산정책실장, 국립수산과학원 원장, 드디어 해양수산부 차관으로 발탁되었다. 또한 학구적인 자세를 견지, 영국 헐 대학에서 수산정책학 석사, 자원경제학 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OECD사무국 및 주 프랑스한국대사관에서 3년간 근무하면서 세계 선진 해양국가들의 해양자원과 수산정책에 관한 폭넓은 안목을 갖추게 되었다. 이를 바탕으로 여수세계박람회유치, 한중어업협상, 각종 국제회의에 한국대표로 수없이 참여하여 국익에 크게 기여하였다. 이러한 국제적인 활동과 경험은 정부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하는데 큰 힘이 되었다. 현재는 대한민국 경제의 심장부이자 동력이며 그리고 세계를 연결하는 글로벌 허브항만기업 부산항만공사를 이끄는 사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고향이 없는 오늘의 나는 있을 수 없다’는 강 사장의 고향사랑은 각별하다. 공직생활을 하면서도 어떻게 하면 도움이 될까를 많이 고민했다. 전임 함양군수들이 중앙부처의 예산 확보에 큰 힘이 되어주었고, 특히 2021년 함양 산삼 항노화 엑스포를 유치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였다. 재경 함양 출신 공무원 모임인 함공회 회장을 맡아 함양 공무원들의 힘을 규합하고 고향을 돕는데 앞장섰다.
부산항만공사 사장 취임 후에는 초등학생, 다문화가정 학생, 다볕오케스트라 단원들, 장애인 단체, 노인회 회원을 비롯한 많은 함양군민들을 초청하여 바다에 대한 꿈과 희망을 심어주고 있다. 아울러 함양농산물 팔아주기 운동 전개, 부산항에 종사하는 1만 여명의 노사정단체의 함양방문을 통하여 함양을 널리 알리는데 힘쓰고 있다.
‘바다를 꿈 꾼 감나무골 외딴집 소년’의 집념을 본받아 함양의 청소년들도 큰 꿈을 안고 어떠한 도전에도 응전하는 강한 신념의 소유자들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