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함없이 고향 소식을 전해주는 함양신문 창간 29돌을 축하합니다.
함양을 떠나 객지에서 생활하는 향우들에게 고향은 늘 그립습니다.
고향에 계신 선후배님, 친구들 소식도 궁금합니다.
마침 지난 5. 27.(목)부터 5. 29.(토)까지 제60회 천령문화제가 열렸다는 소식도 함양신문을 통해 알았습니다. 어릴 때 상림공원에서 해마다 열린 천령문화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시골의 축제였습니다. 함양군민들은 다 모인 듯이 상림 운동장을 관중들이 몇 겹으로 둘러쌌습니다.
사운정 옆길을 따라 금박, 은박 종이로 금상, 은상 표시를 한 초등부, 중등부 그림들이 세련된 이젤 위에 걸려 있는 모습이 신기했습니다. 높다란 굴밤나무 꼭대기에 동아줄을 매달아 놓은 그네를 보면 학교에 있는 그네는 그네 축에도 끼지 못했습니다. 청년부 장골들은 간이 얼마나 큰지 우듬지 위로 하늘까지 올라갔습니다. 한 바퀴 뒤집어지는 것 아닌지 가슴이 조마조마하고, 눈이 아플 지경이었습니다.
설탕 한 두 숟가락 넣어 발로 굴리며 대나무 작대기에 말아 낸 솜사탕은 그야말로 꿀맛이었습니다. 아껴 먹으려다 따가운 햇살에 녹아 손바닥에 쩍쩍 달라붙었습니다. 상림 입구 위성집 옆에 있는 작은 정자에서는 갓을 쓴 할아버지들이 노래도 아니고, 글 읽은 소리도 아닌 이상한 노래를 하셨습니다. 어린 마음에 재미나 흥취도 없는 저걸 왜 하시나 궁금했습니다. 지금은 ‘시조창’이 얼마나 소중한 우리의 전통문화인지 깨닫게 되었습니다. 문화제에서 시조창 종목이 없어졌다면 꼭 다시 되살렸으면 좋겠습니다.
행사의 별미는 한복 입은 여고생 누나들의 무용과 남고생 형님들의 차전놀이였습니다. 전차를 탄 양쪽 장군들의 지휘에 따라 병졸들이 앞으로 뒤로 우루루 몰려다니다가 옆으로 돌면서 상대방 전차 머리를 누르는 모습은 압권이었습니다. 경기가 끝난 후에는 신고 있던 짚세기를 던져 올려 하늘이 온통 짚신으로 덮히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함양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때마다 학교 오가면서 보던 계절마다 달라지는 꽃들, 친구들과의 추억 등이 온몸으로 느껴집니다.
고향의 추억 되새겨주시고, 후손들에게 물려줄 함양인의 자부심과 문화전통 보존에 힘써주셔서 감사합니다.
바르고 곧은 언론으로서 길이길이 빛나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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