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동안 존경해 온 허영자 시인의 특강이 있다는 현수막을 보고 가슴이 설렜다. 올 4월부터 시작한 함양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책 쓰기 프로그램>에 등록하여 공부하면서 더욱 문학을 가까이 하고 싶은 마음이 부풀어졌다. 아직도 나에게 책을 좋아하고 글을 좋아하던 문학소녀의 감성이 남아 있었는지 선생님 오시는 날이 기다려졌다.
일 년의 허리가 절반으로 접히는 유월의 문턱에 유난히 햇살이 가득했다. 함양도서관에는 상상외로 많은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나도 앞쪽으로 서둘러 자리를 잡고 보니 생소한 얼굴들이 많이 보여 선생님의 인기도를 느낄 수 있었다.
허영자 선생님은 함양 휴천에서 태어나셨고 오랫동안 성신여대 국문과 교수로 재임을 하셨다. 한국시인협회장을 역임하셨고 목월문학상과 옥관문화훈장을 수훈하신 자랑스런 함양의 인물이시고 우리나라 최고의 시인이시다.
그 동안 함양에서 강의를 하실 때마다 몇 번을 뵈었었다. 늘 아름다움을 유지하고 계시는 선생님의 명강의를 다시 듣게 되어 고희를 한참 지냈건만 나는 사춘기 소녀마냥 나폴 나폴 날아와 도서관을 찾았던 것이다
늘 뵙고 싶고 듣고 싶었던 선생님의 <시를 읽는 즐거움>! 강의를 듣는 동안 앞으로 나는 더욱 시를 가까이하고 시를 읽는 즐거움을 누릴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선생님의 강의는 함양에 사는 사람들의 목마른 서정을 촉촉이 적셔주셨다.
선생님의 말씀 중 ‘다수의 잘못된 선택 앞에서도 소수의 정의로움을 표현 할 수 있는 ’문학의 위대함과 예술성‘은 늦은 밤까지 되뇌어 보았다. 살아 가는 동안 삶의 질을 달리 할 수 있는 방법도 알려 주셨다.
내 삶을 되돌릴 수는 없어도 문학은 과거, 현재, 미래를 맘껏 표현 할 수 있다는 말씀에 공감을 했다. 문학은 평생 내 인생의 길동무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해주신 선생님의 말씀에 가슴 깊이 위로를 받았다. 내 삶에 끼치는 문학의 기여도와 즐거움이란 커다란 선물을 주셨다
선생님의 말씀처럼 보다 더 시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들이 맘속에 꿈틀댔다.
함양의 인물이요. 여성들의 로망이기도 한 허영자 선생님께서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선비의 고장 우리 함양의 자존심을 곧추 세워주셨으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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